그냥 심심해서 2021년 연봉별 실수령액을 검색하다가 이상한 단어들의 유행을 본적이 있다.
오늘은 시간이 많이 한가하니 그 이야기에 대해서 해보려고 한다. 당신은 200충 300충 400충 이런 단어를 들어본적이 있는가? 이 단어는 부모님의 월급이 낮으면 그것을 비하하는 용어로 쓰인다고 한다.
[500만원 이상 벌면 충이란 단어를 피할 수 있다.]
어린 유치원생이나 학생들이 쓴다고 하는데 저 말이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 아이들이 창조했을까? 아니다. 100% 어른들 입에서 나왔다. 개인적으로 저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참 궁금하다.
위 자료는 1인 가구 기준 2021년 연봉별 실수령 표이다.
[참고로 2022년 연봉별 실수령 표를 확인했는데 2021년과 거의 비슷하니 위 자료가 2021년 연봉별 실수령과 2022년 연봉별 실수령을 계산한 것이라 보면 된다.]
위 실수령액 표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직장인 평균 연봉이 3700쯤 된다고 하니 월급 270만 원 정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균은 항상 중위보다 높다. 즉 실제 중위 소득의 월급은 270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에게 벌레를 뜻하는 충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물론 개인이 최선이 다하는 삶을 살지 못해 돈을 잘 벌지 못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 세상이고 일단 돈이 많으면 삶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기에 더 벌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맞고 나도 동의한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다고 월급에 충을 붙여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그리고 실수령 500만 원부터 충이란 단어를 피할 수 있다고 하는데 500만원을 실제로 받으려면 연봉이 7400만원 이상부터 가능하다. 그런데 연봉 7400만 원을 받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직장인이 대략 2천만명이라고 했을 때 연봉 1억 직장인이 전체의 6%라고 한다. 그럼 7400만원은 아마 10% 언저리쯤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나이도 최소한 40대 중반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40대 중반에서도 저 연봉을 못받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그럼 그 사람들 전부를 저렇게 비하해도 되는 것일까? 만약 비하해도 된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격적 비하를 당해도 상관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또 그런 비하를 당하면 굉장히 모멸감을 느낄 것이고 분노할 것이다. 그러니 겸손해라.
일반인이 돈이 많아도 이재용 회장이나 최태원 회장보다 돈이 더 많을 수 없다. 구태여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을 말했지만 저분들을 이야기 하지 않아도 돈 많은 사람은 많다. 그러니 제발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끼리 서로 비하하는 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능력이 좋아서 회사 월급을 많이 받은 사람이던 아니면 투자를 해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던 그 사람은 존중 받아야 한다. 하지만 더 높은 천외천이 얼마든지 있으니 함부로 타인을 비하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제발 어른들부터 그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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