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과의사 중 가장 존경을 받는 의사. 아니 외과의사뿐 아니라 의사 전체를 보더라도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의사. 환자를 위해 개인 돈을 지불하는 의사. 스타로 올라섰을 때 외상센터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그렇게 외친 의사. 하지만 그의 외침이 거의 대부분 메아리로 끝나서 끝임 없이 절망했던 의사. 바로 이국종 외과 의사이다. 지금부터는 그냥 이국종 교수님으로 부르겠다.
이분은 2003년 미국에서 처음 의사생활을 시작해서 2007~2008년에 영국 외상센터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는 계속 한국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이분이 해낸 일은 너무나 많지만 시간이 한정되어 있으니 일단 2가지만 다시 확인해 보자.
먼저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으로 부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의 치료를 이야기 할 수 있다. 당시 총상을 입은 석해균선장을 치료하기 위해 개인이 보증을 한다는 약조를 하고 앰뷸런스로 이동시켰다는 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당시 앰뷸런스가 돈을 줘야만 움직인다고 했었다고 한다.]
그리고 2017년 판문점 귀순 때 부상을 당한 북한군인도 이분이 살리셨다. 환자의 의료 정보를 너무 많이 공개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죽을 위기에 처한 환자를 살린 것. 그거 하나면 다른 것은 그냥 별로 중요하지 않은 일이다. 아무튼 이때 북한군 병사를 살린 것은 해외에서도 상당히 화제가 많이 되어서 유명 방송에도 많이 보도가 되었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잘 해내신 분이라 언론에서는 그때마다 이분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웠었다.
그때 그는 우리나라 외상센터 현실을 알리면서 도와달라 지원이 필요하다 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었다. [무전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이국종 교수 사비로 구입을 해서 썼지만 그 기기도 어느 순간 잘 되지 않아 절망감에 화를 내던 이국종 교수의 모습은 지금도 선하다.] 하지만 바뀐 것은 없었다. 정치인들은 이국종 교수와 사진만 찍으려고 했었지 그가 요청한 것은 그냥 눈을 감았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에도 닥터헬기가 필요하다고 자주 이야기했었다. 헬기가 있으면 골든타임을 이용할 수 있고 그럼 위급한 사람을 살릴 수 있다. 그의 주장은 단순하고 확실했으며 반드시 필요한 것에 대한 주장이었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부탁 아니 소원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다 드디어 2019년에 닥터헬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상당히 기뻐했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난다. 사람을 더 살릴 수 있어서 기뻐하고 감격하는 의사의 모습. 너무 당연한 것에 기뻐하는 그의 모습은 서글픈 감정도 들게 했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하다가 아주대병원 욕설사건과 같은 불미스러운 소리만 잠깐 들렸었고 그분은 피로감에 사퇴하고 휴식을 취한다 하셨으나 코로나19가 터진 후 다시 돌아와 환자를 치료하셨다. 최근에는 이국종 교수님 근황이 조금 조용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무소식이 희소식이길 바래보며 한국사회의 자산인 그분이 조금 더 보호받고 조금 더 대우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오늘 포스팅을 끝낸다.